통합 검색

통합 검색

서울시청년예술단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궁금한, <극단 호밀>의 그럴듯한 이야기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47
2025-06-25 20:47:02

서울시청년예술단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궁금한,

<극단 호밀>의 그럴듯한 이야기

국제언론인연합회Gjfnews 2017/04/25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간만에 만난 연극인들은 여전히 활기찼고, 자신감이 가득했다. 한참 연극인들 인터뷰를 하고 다닐 때는 나도 젊었을 시절이라 몰랐는데, 달력을 몇 번 바꾸고 나서 다시 만나니 그땐 몰랐던 장점들이 눈에 확 띄었다.

아직 젊은 극단 ‘호밀’의 이야기다. 용기로 똘똘 뭉친 그룹이랄까. 험난하고 어렵다는 연극판에서 그들은 어떤 자기만의 사연을 갖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그 많은 극단들 중에서도 굳이 ‘호밀’이란 극단을 소개하는 이유는 있다. 얼마 전 ‘서울시청년예술단 사업’ 프로젝트에 당당히 선정된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연극 관련으로 선정된 팀은 총 38팀이라는데, 경쟁률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아무튼 이 날의 인터뷰에는 총 5명의 배우들이 함께 했다. 모두 다 동년배로 기껏해야 1~2살 차이인데 여기서 나이는 밝히지 않도록 하겠다. 프라이버시니까 말이다. 민광숙, 김형섭, 민윤영, 안상완, 김하진. 이들이 이번에 만난 5명의 배우들이다. 민광숙 양은 특히 극단 호밀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는데 주로 창작극에 주력하면서 국내 메말라버린 창작의 불씨를 되살리려 노력 중인 사람이다. 나머지 배우들을 (한꺼번에 묶어서 소개하면 결례이긴 하나 지면 관계상) 아무튼 이쪽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면서 작품 이력을 계속 쌓아가는 분들이다. 이 분들 중 일부는 자신을 ‘유망주’라고 소개했는데 어이가 없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인 까닭은 점점 이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연기로만 먹고 살고 싶다”

아까도 말했지만 연극은 험난하고 어려운 일이다. 굳이 기자가 강조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들 역시 그 어려움에서 발을 빼고 있으란 법은 없다. 그래서 물어봤다. “힘들지 않냐?”

대답은 거의 모범답안처럼 예상한 대로였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는 배우도 있었고(한 명은 특히 유부남이다!) 집에서 잘 지지해줘서 그런대로 버텨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기자의 질문의도와 달리, 이들은 생계,경제 문제는 이미 각오한 듯 의외로 담담했다. 오히려 이들이 토로한 어려움은 연극 종사자들끼리의 관계 문제라던가, 공연 때 개인생활이 없다거나 하는 문제였다.

요새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다들 기억할 것이다. 과거에 얼마나 선후배 문화가 심했나. 선배가 까라고 하면 까야 하는 그런 문화, 심지어 가끔은 폭력까지 수반되는 시대가 불과 얼마 전이다. 현재는 이런 문화에서 벗어나는 그 과도기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이들은 딱 그 중간에 위치한 만큼 불합리한 문화를 많이 겪은 세대임은 분명하다. 분명히 느낌과 감정에 대한 해석이 다른데, “넌 왜 그렇게 대사를 치니? 앞으로 이렇게 해.”라고 무조건 자기 연기방식을 강요하는 경우 등도 비일비재했다. 이들의 토로도 그런 것과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

안타까운 점이라면 김형섭 군의 사연이다. 어머니가 갑자기 다치셨다는데 공연이 닥쳐서 도저히 갈 수 없을 때의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안상완 군의 이야기도 나름 특별한데 방송작가를 지망하다가 어쩌다 보니 배우를 하고 있단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바는 “연기로만 먹고 살고 싶다”는 것이다. 이들의 욕망은 당연하다. 기자 역시 글로만 먹고 살고 싶지만 어디 그게 가당키나 한가. 대한민국 5% 정도나 그런 호사를 누리는지 잘 모르겠다. 5% 안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구경도 못해봐서 말이다.

아무튼 그 5% 안에, 이들도 당당히 합류하는 날이 있기를 기자는 응원할 뿐이다.

“다른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나?”

기자의 다음 질문이다. 이 질문에 많은 사연이 따라오길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이들은 전혀 엉뚱한 질문을 들은 표정이었다. 왜 지금 최선을 다해 하는 일에 절망감을 가져야 하냐는 의구심? 겸연쩍었던 기자는 급히 질문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서 겨우겨우 면피를 한 느낌이다.

“연극은 다른 작품과 달리 공연을 하고 나면 사라지는 장르다. 여기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이 질문은 무척 타당한 질문이다. “연극이 끝나면 남는 건 팜플렛뿐”이란 말이 연극계에는 회자되는데 여기에 대한 프로 배우들의 심정이 궁금했던 탓이다.

역시, 아쉬움을 말하는 배우들도 있었다. 그러나 단체 인터뷰라 그런지 한 배우가 모범답안을 말하면 다른 배우들도 “맞아, 맞아.”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곤 하면서 그렇게 의견들을 정리해버리는 사태도 있었음을 (지금)고백한다. 이들이 합의(?)를 통해 내놓은 대답은 이것이다.

“그런 건 결코 중요하지 않아요. 아무리 작게라도 제 이름이 여기저기 ‘배우’로써 남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아쉬움은 없어요. 오히려 연극은 관객들과의 호흡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독보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연극 장르의 살아있음입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아, 멋지지 않은가? 무대에서 그 ‘호흡’이라는 것을 느껴보지 못한 기자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지만 아마 그들만의 무엇이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모범답안이지만 그들만의 리그에서나 나올 수 있는 모범답안이기에 기자는 뭔가 배워가는 것이다.

‘청년예술단’에 임하는 각오

서두에 말했다시피, 이들은 서울시가 지원하는 ‘청년예술단’ 사업에 당당히 그 이름을 집어넣었다. 인터뷰를 시작할 때부터 내내 궁금했는데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혹시나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르는 다른 연극 관계자들에게도) 무척 중요한 것이다. 이들의 각별한 장점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말이다.

먼저 이들은 이런 사업에 선정을 해 준 서울시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는데 기자 입장에서는 그리 내 글에 담고 싶을 정도로 중요한 건 아니고 정작 중요한 건 다음이다.

“서울시에서 처음부터 요구한 게 지속성과 실현성이었습니다. 이 둘에서 저희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죠.”

연극계의 지원사업이라 하면 흔히 생각하듯이 (또 실제로 그래왔고) 1회성 공연을 하고 거기에 나름의 평가를 내리고 해산하는 식이다. 물론 이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뜩이나 연극의 살집이 푹푹 말라가고 있는 요새 형편에서 서울시는 그것만으로 끝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잘했다!). 실현성과 지속성은 현대 연극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화두인데 여기서 기자는 굉장히 길고긴 썰(!)을 풀 수 있지만 그러지는 않겠다. 논문을 쓸 생각도 없지만 썼다고 해서 그걸 읽을 독자가 없다는 것도 안다.

이들만이 가진 아이템을 여기서 소개하고 싶지도 않다. 잘 되길 바랄 뿐이지만 혹시 잘 안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아무튼 공연 한번으로 그치지 않게 계속 이어지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이들의 아이디어에는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으로 노트북 키보드를 치는 중이다.

서울시의 지원조건은 8~9월 중에 직접 개발한 콘텐츠로 시범공연(?) 같은 걸 한 번 하고 11~12월에 또 창작극을 개발해서 대학로에서 공연을 해야 하나 보다. 기자 같으면 꽤 부담을 느낄 텐데 이들에게서는 오히려 초롱초롱 눈동자가 빛나는 열의까지 느껴졌다. 스스로 뭔가 만들어서 선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되는 일인데,아마 기자는 이제 글쓰기를 그냥 일로 받아들이나 보다. 이들의 열정, 기자도 한때는 가졌던 것인데 이제는 까마득하다.

각자 혹은 모두의 각오

인터뷰라고 하는데, 너무 집단적 이야기만 실었다. 글을 마치려다 보니 막상 인터뷰한 배우들 5명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이야기도 다 사연이 있는데.

김하진 : “배우로써 계속 발전해가고 싶습니다. 작가로도 말이에요.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놀면서 일하고 싶어요. 제주도에서도 공연하고 그런 식으로 말이에요.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게 같다는 게 행복합니다.”

민윤영 : “나름 편하게 배우로 지내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자칫 정체되면 안 된다는 각오로 지냅니다. 이 프로젝트가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져 제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더 쌓고 싶습니다.”

안상완 : “살면서 다 그렇잖아요. 처음 계획했던 거랑 실제로 이뤄지는 거랑은 항상 뭔가 핀트가 안 맞게 되어있어요. 이번에는 그 불확실성이 긍정적으로 갔으면 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그러나 너무나 보람찬 성과가 있으면 좋겠어요.”

김형섭 : “연극이라는 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입니다. 호흡이 서로 맞지 않으면 뭐든 잘 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걸 잘 꾸려가는 건 제 몫이겠지요.”

민광숙 :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은 건 누구나 갖는 기대겠지요. 제가 특별히 더 갖고 싶은 생각은 후배들을 위해 좋은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선배가 되겠다는 다짐입니다. 극단 대표인만큼, 후배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들어보니 사연 정도가 아니다. 이들의 각오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너무 멋지다. 괜히 기자는 감흥에 젖어서는 술 생각이 나서 이들에게 2차를 제안했다. 내가 쏜다고. 다들 따라오기는 했는데 좋아했는지 안 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술자리는 조촐하게 끝났다.

이들의 가장 큰 목표는 올해의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내년까지 (서울시에게 제안한 대로) 이어지는 연속성을 스스로 확보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도전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이다, 될 것도 같다.

기사원문 >>> www.gjfnews.org/5409

댓글 0

답글 보기
  • 답글
답글 쓰기